영상 편집: 사운드 디자인 — 영상의 절반은 소리다
소리를 끄고 영화를 본 적 있나요?
한번 실험해 봅시다.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소리 없이 틀어 보세요. 주인공이 달려도 심심하고, 문이 쾅 닫혀도 아무 느낌이 없어요. 무서운 장면인데 하나도 안 무섭죠. 왜 그럴까요? 영상의 절반은 사실 소리가 채우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영상에 들어가는 소리를 계획하고, 구하고, 만들어 붙이는 일을 사운드 디자인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 일을 하는 사람을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부릅니다. 요리사가 재료를 골라 맛을 완성하듯, 사운드 디자이너는 소리를 골라 장면의 기분을 완성해요.
영상 소리는 세 가지 재료로 만들어요
라면에 면, 국물, 계란이 들어가듯, 영상 소리에도 기본 재료가 있어요.
- 대사 — 사람이 말하는 소리예요. 이야기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죠.
- 효과음 — 발소리, 문소리, 빗소리처럼 장면을 진짜처럼 느끼게 하는 소리예요.
- 음악 — 슬픈 장면엔 느린 음악, 신나는 장면엔 빠른 음악. 기분을 만드는 재료예요.
이 세 가지를 알맞게 섞어야 한 편의 영상 소리가 완성돼요.
옛날 공연에서도 소리가 주인공이었어요
사운드 디자인은 영화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있었어요. 옛날 길거리 공연이나 연극에서도 악사가 옆에서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분위기를 만들었거든요. 천둥 장면에서는 무대 뒤에서 커다란 철판을 흔들어 "우르릉" 소리를 냈대요. 지금의 사운드 디자이너가 하는 일과 똑같죠. 도구만 달라졌을 뿐이에요.

효과음은 어떻게 만들까요?
여기가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에요. 효과음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첫째, 진짜 물건으로 녹음하기. 영화 속 말발굽 소리는 진짜 말이 아니라 코코넛 껍데기 두 개를 딱딱 부딪쳐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셀러리를 부러뜨려서 내고요. 눈 밟는 소리는 전분 가루를 꾹꾹 눌러 만들기도 해요. 귀는 감쪽같이 속아요.
둘째, 컴퓨터로 처음부터 만들기. 세상에 없는 소리는 녹음할 수가 없죠. 우주선 소리, 괴물 울음소리 같은 것들요. 이럴 때는 신시사이저라는 도구로 소리를 아예 새로 그려요. 물감 없이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해요.
사운드 디자이너의 작업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이렇게 모은 소리들을 스튜디오라는 작업실로 가져와요. 커다란 스피커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소리를 자르고, 붙이고, 크기를 조절해요. 발소리는 발이 땅에 닿는 순간에 딱 맞춰야 하고, 대사가 들릴 때는 음악을 살짝 줄여야 해요. 수백 개의 소리 조각을 퍼즐처럼 맞추는 일이에요.

직접 해 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해 보면 좋은 점. 일단 정말 재미있어요. 집에 있는 물건이 전부 악기로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비닐봉지를 구기면 모닥불 소리가 되고, 우산을 펴면 새가 날아오르는 소리가 돼요. 그리고 내가 만든 소리를 영상에 붙였을 때, 밋밋하던 장면이 갑자기 살아나는 순간이 있어요. 그 순간의 짜릿함은 한 번 맛보면 잊기 어려워요. 돈이 많이 들지도 않아요. 스마트폰 하나로 녹음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해 보면 힘든 점. 조용한 곳 찾기가 생각보다 정말 어려워요. 녹음을 딱 시작하면 꼭 밖에서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냉장고가 웅웅거리는 소리가 다 들어가요. 그리고 소리를 장면에 딱 맞추는 일은 은근히 끈기가 필요해요. 발소리 하나를 0.1초 늦게 붙이면 어색해서, 몇 번이고 다시 들으며 고쳐야 하거든요. 한 시간 작업했는데 겨우 10초짜리 장면을 끝낸 날도 있어요. 귀도 금방 피곤해져서 자주 쉬어 줘야 하고요.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연습
지금 눈을 감고 30초만 주변 소리를 들어 보세요. 시계 소리, 바람 소리, 멀리서 나는 자동차 소리.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할 거예요. 사운드 디자인의 첫걸음은 좋은 장비가 아니라 잘 듣는 귀예요. 다음에 영화를 볼 때는 화면 말고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영상의 숨은 절반이 들리기 시작할 거예요.
출처
리깅 파이프라인 자동화 도구
반복 작업은 스크립트에게. 현업에서 쓰는 리깅 툴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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